오늘은 실습이 없는 날. 옷차림도 가볍게 학원으로 갔다. 늦지 않게 잘 도착.
오전에는 스케치업 세트장 설계 연습이 이어졌다. 벽체를 어느 정도 완성하고는 지붕 설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
- 지붕은 벽체 내장 마감까지 다 한 후 벽체보다 낮은 높이로 올라가게 됨. 따라서 설계를 할 때 외곽 소재 두께와 내장 마감 두께, 바닥 마감재 높이 등을 고려하여 설계를 해야 함.
- 보통 천장은 중력 등을 고려하여 한자상을 많이 걺.
- 우리가 실습할 세트장은 크기가 작으니 자반상으로 하기로.
- 벽체와 마찬가지로 자반상을 걸고나면 가운데에 '보'를 둠: 바닥의 멍에와 같은 역할. 나무는 길어질 수록 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천장 장선이 처지는 것을 보강해 주는 역할. 두꺼운 나무일수록 처짐이 덜함.
- 보를 만들 때는 합판과 다루끼를 이용하여 샌드위치 형태로 만듦.
- 보의 모양 샌드위치 형태 왜? : 다루끼도 결국 나무, 나무 결이 있기 때문에 결과 수직 방향에서 힘을 잘 받음, 긴 방향이 위아래로 낭창거림. -> 다루끼 2개, 합판(앞뒤로 약함)과 붙임으로써 서로 단단히 보강되도록 하기 위함. 위아래, 좌우 모두 튼튼한 보강대가 될 수 있음.
- 천장보 합판 한 쪽은 온장, 반대쪽은 중간중간: 자재값을 아끼기 위함. 양쪽을 온장으로 했을 때와 버티는 강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음.
- 벽체와 연결될 수 있는 고정대, 고정대가 상과 붙어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음.
- 보의 사이즈는 현장에 따라 달라짐.
- 인테리어는 대부분 MDF, 마감이 중요함.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난 후 천장 장선과 보를 만드는 시간이 있었다.
벽체에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도 짚어주셔서 수정할 수 있었다.
- 세트장 벽체상: 바깥에서 봤을 때 자반상, 합판상 거리 맞도록, 안쪽 마감을 할 때는 상에 맞게 재단하여 걺.
이래저래 수정을 마치고 새 파일을 켜서 다시 만들기를 연습해보고 있자니, 아트월 사이즈에 대해 조금 보여주셨고 사이즈 맞게 조금 깔짝거리니 시간이 다 되었다.
오후 시간에는 세 번째 집단상담 시간이었다. 차 두 대에 나눠타고 집단상담 장소로 이동하였다. 가 보니 오늘은 학원 대표님께서 빙수를 사주신다고 하신다! 예~ 빙수를 주문하고 오늘의 집단상담을 시작.
이번 주부터 첫 시간에 얘기 들었던 핵심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예정이라고 하셨다. 핵심감정이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섣불리 말을 얹을 수 없었다. 다른 분들도 생각거리가 많았는지, 나와 같이 이해가 어려웠는지 다소 조용한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려보면 이런 말씀을 해주셨던 것 같다.
- 핵심 감정은 평소에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 핵심감정과 평소 감정이 관련되어 있을 수 있음, 자주 꾸는 꿈을 떠올려 보라, 핵심 감정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집단상담 시간에 꺼내보고자 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좀 더 크겠다.
평소에 내 핵심 감정이 잘 드러나는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고민하고 있자니 다른 동기분께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셨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이런 생각도 하는 구나,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내 감정이 뭔지 곰곰이 생각하느라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내가 섣불리 반응을 했다가 상대방이 불편하면 어떡하지? 오해하면 어떡하지? 내가 뭐라고 이야기를 듣고 함부로 말을 한담... 하는 생각이 반응을 꺼내기 전에 내 입을 막았던 것 같다. 피드백을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대표님이 피드백에 부담을 느낀다고도 말씀해주셨는데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렇게 몇 분의 이야기를 듣던 중에 빙수가 왔다. 여러 빙수가 있었지만 인절미 빙수가 제일 맛있었던 듯 하다. 다 먹고 정리 후 잠시 쉬는시간.
계속 이어서 집단상담 수업이 이어졌다.
앞 동기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공감하고 앉은 차례 상 내 차례인 것 같아 내 이야기를 꺼냈다.
ㅎ 내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인지 나도 모르는 슬픔이 올라왔다. 이건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할 때마다 벌어지는 일이다. 한참을 이야기를 하고 다른 동기분들의 피드백을 들으니 다들 섬세하고 친절한 이야기들을 해 주어서 위로가 된 듯 하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대표님께서 해 주신 여러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내 마음과 드러나는 표현의 상태에 괴리가 있어보인다는 것, 움츠러드는 마음이 내 자세에도 드러나 있는 것 같아 보인다는 것, 마음껏 내 마음을 표현해 본 적이 있느냐는 것, 내 마음이 편안해 지는 사람이 있느냐는 것 등 여러 질문을 해 주셨는데 모두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것 같다.
혼자 방 안에서 나를 돌아봤을 때, 지금 드는 생각은...
가정 사정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도, 어렸을 때 이런 저런 경험과 함께 혼자 생각에 나는 어른스러운 사람? 이 되려고,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만큼 제대로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 제대로 내 감정을 잘 표현하지도 못했나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내 마음 한구석에 표현되지 못한 채 숨어있는 내가 있는가보다. 이제와서는 그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아이였는지 잘 모르겠다.
어렸을 적의 기억이 거의 안난다. 옛날 사진을 보면 '이랬던 것 같네' 떠오르기는 하니, 내가 기억을 덮어두고 안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게 큰 영향을 끼쳤거나 크게 아팠던? 그런 기억들이 몇 가지 남아있기는 하다.
꿈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내 무의식을 별로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가보다.
핵심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오늘 시간의 큰 질문이었는데 막 격양되어 얘기하다보니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핵심감정은 무얼까... 두려움과 불안감? 소외감? 외로움인가? 남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잘 드는 편인데 그 부분을 생각했을 때는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인지,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인가? 잘 모르겠다.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불편감을 가지고 있나보다. 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들이 하는 별 의미 없는 반응에도 부정적인 의미를 두고 눈치를 과하게 살피고 있는지도...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네.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릿속이 뒤족박죽이 되어가는 듯 해서 한 구석에 잘 덮어두고 싶다.
나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고, 남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는데 남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결국 나는 나와 마주해서 스스로 찾아야겠지... 꼭 찾아야 할까...어려운 시간이었다.
오늘은 이래저래 미안하고 감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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