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28일차
오전 어제 계획했던 테이블상판 조립하기는 미뤄두고 급한 다른 작업이 배당되었다.
테이블 쏘에서 너비 재단되어 오는 합판을 플런지로 길이재단하고 스테인 칠하기, 그러고 조립까지. 선반과 중간판 반턱따기는 다른분이 해서 주셨다.
오후에 조립을 끝냈는데...
항상 마음속에 기억할 것. 직각, 수직, 수평 뭐든... 잘 볼 것. 특히 길고 넓은 것을 조립할 때는 특히..!
조립 끝나가는 중에 직각이 안 맞는걸 발견해서 담당자 형님께 말씀드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뚜닥뚜닥 최대한 고쳐주셨다. 멋지다...
스스로 반성의 세계로 가라앉으며 다른 분들 하시던 스테인 칠 돕고, 청소하기.
내일 조립할 재료 재단하기.
화목 목재에서 외부 장식용 나무 껍질 분류하는거 돕는데 멋진 나무 덩어리를 발견했다. 크고 색도 예쁘다. 무슨 나무일까.
실수 하고부터 기분이 안좋았던 이유를 생각해봤다. 뭐라도 꾸중을 들을 줄 알았는데 안그래서 스스로 더 가라앉아 탓했나보다.
첫번째로는 내게 일을 지시하신 분이 실망해서 나를 선 밖으로 밀어낼까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두번째가 나 스스로에 대한 실망. 이거밖에 못하나 싶은 생각이 들고 회의감이 들었다.
다음은 내가 한 결과물을 받아보게될 쪽에 피해를 끼칠까에 대해 죄송함, 동료 작업자분들께 미안함까지.
다음번에 비슷한 작업을 할 때는 좀 더 나아지자. 지난번 문에 이어서 직각 문제 두번째다. 세번째는 안돼. 내일부터 스퀘어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지.
오늘 마치고 회식이 있었다. 담당자 형님께서 내 실수가 모두 내 자산이 될거라며 스쳐가듯 다독여주셨다. 그 순간 계속 스스로를 탓하던 걸 좀 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한 마음 가득 담아 두번, 세번 확인하자.
담당자 형님이 여러 작업자분들을 살피며 각 수준을 판단한 후에 여건이 될 때, 어떤 공구를 다뤄보고, 어떤 작업을 경험해보면 좋을지 고민해서 일감을 배정하신다는 걸 느낌으론 알았다. 회식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시는데 들으면서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전에 일하면서 아이들을 살피고 판단하는데 무척 어려웠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담당자 형님은 일도 배정하고, 작업자들의 컨디션도 살피면서 또 겸손히 배움의 자세를 가지신다. 다른 팀에서 가구, 자재 재단 등의 요청이 오면 그것도 조정하고, 무리한 요구는 쳐내면서 팀을 이끌어가신다.
기술이 숙련되는 것과 더불어 주변을 잘 살피고 배려하는 자세를 배우자. 언젠가 이끄는 자리에 있어야 할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물론 지금은 더욱 겸손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정확히 할 수 있도록 하자.
직각 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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