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동안의 목수학교 생활이 끝났다.
어렴풋하게 알고는 있던 나의 단점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인연들도 생겼다.
이 경험은 나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어릴적부터 크게 하고 싶은게 뭔지 잘 모른채 여건 되는 대로 살아온 30년이었다. 어떻게 운을 잘 타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알고 앞으로 잘 안 될 수 있다는 것도 각오하며 어영부영 해오던 일을 그만두었다. 그 일을 그만두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겠지만 그 때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일을 계속하는게 무서웠다.
그만두고 쉬는 기간, 필라테스도 규칙적으로 다니고 부모님과도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평화롭지만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이 감도는 그런 일상이었다.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막막한 기분.
사실 일을 그만두려 했을때 청년목수학교를 알게 되었다. 이미 앞 기수가 시작해서 다음 기수에 도전해보자며 유예기간을 둔 휴식이긴 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시간을 흘려보냈기 때문에 스스로 더 불안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다행히 청년목수학교에 붙어서 즐겁고 의미있는 4개월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내면서, 그리고 지내고 나서 돌아보니...
내가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는걸 실감했다. 난사람은 못돼도 된사람은 되고싶었는데 인내심, 끈기, 열정 모두 부족한 적당적당 인간이었다. 인격적으로도 타인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밴댕이 소갈딱지같은 소심한 사람이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행동하며 노잼인간이다.
활발하기를 해, 말주변이 좋기를해, 능력이 있기를해...
이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인생의 과제겠지. 타인을 부러워하는데서 그치지 말고, 이런 내 자신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나를 잘 다독여 발전하는 노력을 기울이자.
나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
성실함. 가족을 소중히 여긴다. 몸이 유연한 편. 즉흥적인 부분이 있어 새로운 일을 선뜻 해본다. 시간을 잘 지킨다. 운전을 좀 거침없이 하는편. 잘 웃는다. 낙천적이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난다. 잠잘때 뒤척임은 적은편.
아, 목수학교다니며 쪼끔은 힘이 붙었다.
이만하면 내 장점을 많이 떠올릴 수 있는걸지도?
목수학교에 다니면서 목수가 어떤일을 어떻게 해나가는지 배운것도 큰 얻음이었다.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찬 시간이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커다란 얻음. 어찌보면 가장 큰 얻음이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을 얻어간다. 나도 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기를 바라본다. 제발~~
여차여치 학원을 마졌으니 또 새로운 일과 배움을 향해 나아가야겠다.
정말 오랜만에 집에 내려가야지. 일상을 또한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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