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내가 한 일들 되돌아보기

목공 공부/청년목수학교 4기[2023.8.7.~12.2.]

14주차. 62일째. 특강(김채이 목수), 작은집 짓기-픽스창, 인슐레이션, 석고상, 페이샤 포크찹, 퍼티

Reinyk 2023. 11. 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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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을 설쳤다. 자기 직전에 많이 먹고 잤더니 그런가 보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45분쯤 학원 도착! 그래도 늦지 않았다.
오전 수업은 특강이 있었다. 김채이 목수님께서 특강을 해 주셨다. 청년목수학교 4기에 여성 수강생이 이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서 학생들이 이 분께 특강을 듣고 싶다는 의견을 냈고, 학원에서 수용하셔서 연락을 취해 특강을 성사시켜 주셨다. 김채이 목수님의 경험과 인생의 태도, 목공 팁들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김채이 목수님께서는 쉬는 시간도 없이 다이렉트로 오전 시간 내내 열강해 주셨다.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억나는 것들을 정리해 보자...
- 유연한 태도, 여자와 남자의 신체적 차이로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되 모든 일을 똑같이 따라가고자 노력하기. 반장님이 남녀 개별로 잘하는 것에 따라 일을 배분할 때 여자에게 힘을 덜 쓰는 일을 시키고 남자에게 힘쓰는 일을 더 시킬 수 있지만 차별이 아니라 현장의 상황이 그러한 것을 알아두기. 목수 현장은 시간이 돈, 잘하는 것을 살려서 일을 시켜야 한다고...
 
- 자기를 많이 알리기. 목수 업계는 요즘 인스타로 자신을 알리고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구인을 할 때, 반장님 입장에서 구직자의 인스타 계정을 확인하며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으니 피드를 자주 올리고 성실하게 기록하는 것이 좋다. (여기다 글로 쭉 쓰는 건 계속해 왔는데 인스타는 한 달 전쯤에 올리고 사진을 골라내는 게 번거로워서 잠시 놓아두었었다. 오늘부터 간단하게라도 내 모습이나 내가 한 거, 사용하는 거 올려봐야지... 그냥 올리면 안되구 태그를 달아야 한다고 하신다. 어렵지만 뭐 또 해보는거지.)
 
- 모든 일이 나의 경험이 됨. 긍정적인 태도로 모든 일에 임하기. 기왕 하는 일 작은 일이라도 내가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김채이 목수님께서는 젊을 적 가구 디자인과 제작을 하는 걸로 목수일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김채이 목수님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변 사람들의 일을 맡아 고민하며 성실히, 고객의 돈을 아끼며 가성비 있게 일을 해 주고, 처음 해 보는 일도 꺼리지 않고 최대한 여건이 되는 대로 받아들여 고민해서 풀어나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분인 것 같다. 그러면서 인맥을 쌓고 평판을 쌓아 현재의 모습을 이루어 내신 거겠지. 
 
- 목수 일은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다. 시간이 돈인 프리랜서들이므로 실수 없이 시간 내에 하려 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따라서 현장은 대부분 말이 험하고 큰 소리가 종종 나기 마련. 현장에서 하나하나 세세히 가르쳐 주지 않으니 눈치껏 잘 따라가야 한다. 이때 팁은, 지시 내용을 어디든 바로 적기(현장의 벽이나 바닥 어디라도, 석고보드 위, 각재 위 등), 적은 지시사항들 사진으로 찍어두기(적어둔 부분 위에 마감이 덧대지면 안 보이니 나중에 재확인하기 위해), 지시 사항은 한 번 더 묻고 확답을 듣고 실시하기(소란스러운 현장에서 말하는 사람도 지시받는 사람도 말실수할 수 있으니 더블 체크하기, 예:석고 2380으로 잘라와! / 석고 2380 말씀이시죠? / 그래! , 왜 여러 번 묻냐는 반장님이 계실 수 있지만 실수해서 자재와 시간, 수고를 날리는 것보다는 말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다.)
 
- 초목의 준비물은 정말 기본 수공구로 충분. 필기구(손바닥만 한 수첩과 두꺼운 샤프: 오늘 김채이 목수님께서 선물로 주셨다! 현장에서 일주일만 있으면 잃어버릴 거니 저렴이로 충분하다고 알려주셨다.), 망치, 석고대패 등. 정말 기본을 챙겨가고 현장에서 융통성 있게 쉬는 시간에 기공님들께 현장에서 좋은 공구 여쭤보면 팁을 얻을 수도??
 
- 현실: 목수 현장은 남자끼리의 공간인 경우가 아직까지 대다수. 몸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남자들끼리 있을 때 웃통을 벗고 맨몸으로 하기도 하고 성적인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화장실 문제도 있고. 그러면 여자가 있을 때 같이 일하는 동료 남성들이 불편한 건 당연하지만, 여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실천으로 보여주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
 
- 가구 제작: 아직 먼 얘기지만 본인의 작업스타일을 알려주셨다. 간단히 손그림이나 스케치업으로 외경 치수가 적힌 입체도를 받으면, 숫자만 주르륵 적는 것이 아니라, 외경과 함께 실제 잘라야 할 내경 치수를 정리해서 그림과 함께 괄호로 표시해 둔다고. 각 면별로 번호를 붙여 몇 번이 크기가 가로세로두께 얼마인지, 몇 개가 필요한지 정리해서 한 쪽짜리 지시서를 만들어 두면, 나중에 내가 다시 확인하기 좋고 인계를 할 때 설명하기 쉽다고 한다.
 
오늘이 마지막 특강 시간이었다. 특강을 와 주신 여러 목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통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성실함과 융통성인 것 같다. 목수는 대다수 프리랜서 직업과 같이 끊임없이 스스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직업이니 일하는 시간 외에 쉬는 시간에도 직업적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매번 다른 작업 현장을 마주하게 되니 융통성 있게 둥근 해결을 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인 것 같다. 사실 모든 직업이 안 그런 직업이 있겠냐마는, 현장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나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점심 식사 후, 오후시간에는 작은집짓기 시간이었다.
김채이 목수님께서는 오후시간에도 조금 더 머물러 주시면서 석고를 자르는 모습 시범도 보여주시고, 본인 툴벨트와 차 안의 작업 세트(기계들. 김채이 목수님께서는 페스툴 앰버서더다. 차 안에 가득한 페스툴...!)를 보여주시기도 하셨다.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오늘 한 것은 창달기, 인슐레이션, 내부 석고상, 페이샤 포크찹, 퍼티 등이 있었다.
어제에 이어 맞은편 벽 픽스창을 달았다. 실리콘 쏘기, 창 끼우기, 수평 보고 쐐기 꽂아 맞추기, 피스박기, 이지씰 붙이기.
인슐레이션을 어제 그제 했던 친구들이 계속하는 동안, 내부 석고를 적게 자르고 온장으로 잘 붙이기 위해 내부 석고상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와서 그걸 하기로 했다. 2py때 깔끔히 나오도록 1py를 중간부터 시작하고, 많이 잘라서 붙여보기로... 석고상에 대해 머리를 많이 안 돌려서 긴 거만 박고 딴 걸 하다 보니 인슐레이션을 끝마친 팀원이 창문이 걸리는 작은 스터드들에도 석고상을 해야 한다면서 본인이 하겠다고 알려주었다. 매번 해야 할 일을 잘 끝마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석고상을 잘 마무리하지 못한 채로 페이샤와 이어지는 포크찹 부분을 재단하는 일을 시작했다. 모양이 딱 떨어지지 않아서 직쏘로 자르고 대패로 다듬어 만들었는데, 피스로 박아보려 할 때 드릴 구멍을 안 뚫었더니 쩍 갈라졌다. 이럴 수가..! 그래서 다시 재단해서 이번엔 드릴 구멍 뚫고 조립 성공.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해야 해서 힘들었다... 그걸 하고 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도 쪼금 남은 시간이라도 뭘 해야 할 것 같아서 옆 조를 보니 퍼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퍼티를 가져다가 지붕 페이샤의 못구멍을 막아주었고, 조금 하다 보니 시간이 다 되어서 남은 건 다음에 이어하기로... 청소를 깔끔히 하고 도구도 제자리에 정리하고 수업이 끝났다.
 
오늘은 저녁시간에 기능사 보충 공부 시간이 있었다. 현치도 그리기를 한번 해 보고, 부재 먹금 넣기, A부재 자르기 정도를 해 보았다. 선생님들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머릿속에서 많이 그려보아야겠다. 아... 각절기 사야 할까... 계속 고민만 하고 있다.
목재 공부를 위한 책도 사면 좋겠는데 계속 고민... 어서 질러버리자.
 
내일도 작은집이다. 폐 되지 않게 생각 많이 하고 신중히 실행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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